입사한 지 1년이 지났다.
얻은 것은 뭐고 잃은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얻은 것은 '굳이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거나 평판에 얽매여 좋은 사람으로 보일 필요는 없다'는 깨달음. 이젠 더이상 무조건 착하고 예의 바르고 성실하게 잘 보이고 싶던 사람이 아니다. 화도 낼 줄 알고 누군가 '내 얘기'하는 데 있어서도 자유로워졌다. 변하니 참 편하다. 이런 변화로 인해 잃는 것들도 있겠지.
또 얻은 것은 내 삶에서 신념과 목표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깨달음. 내가 어떤 종류의 일, 어떤 성격의 일을 해야 행복한지 이젠 좀 알 것 같다.
잃은 것은 긍정적인 태도. 그냥 이렇게 흘러가듯 살게 될 것 같아 두렵다. 어디에 오든 무엇을 하든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고 비관적으로 변했다. 내가 나약한 건지 내 불만대로 이 곳이 이상한 건지 잘 모르겠다. 그걸 판단할 수 있는 판단력도 사라진 것 같다.
나에게 1년이란 시간을 주려 한다.
이 시간 안에 내가 원하는 일과 내가 할 일을 분명히 구분해 실행할 것이다. 타협해야 하는 게 있다면 받아 들이고 반항해야 할 게 있다면 격렬히 반항하면서 내가 하고픈 대로 할 것이다. 1년의 시간을 거쳐 결국 이 길이 가라하신 내 길이라면, (어차피 내 목표는 변하지 않으니까) 경로를 수정하고 여행하는 새로운 방법을 연구해서 걸어갈 것이다. 도전은 한다. 다만 결론은 금방 나지 않으니 도전이 실패한다 해서 포기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 2011/09/18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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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7/3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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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기의 [민주주의와 시민사회]를 종강하면서
2008년 6월 7일 진덕규
1. 나는 매 학기마다 종강의 시간을 맞을 때가 가장 우울합니다. 여러분에게 강의실에서 내가 못다 한 말들을 전해주고 정감을 주고받을 기회를 가질 수 없게 될 것이라는 그 사실이 나를 비감에 젖게 합니다. 그러면서도 나는 성숙과 성장도 생각하게 됩니다. 성숙은 지녀온 것을 버리고 새 것으로 갈아입는 과정이며, 성장은 새로운 내일로 날아가는 필연입니다. 그것에는 이별이 숙명처럼 자리 잡고 단절도 숙명처럼 다가옵니다. 분명히 여러분은 성숙과 성장의 나날을 맞아야 하기에 우리가 가졌던 강의실의 경험도 잊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여러분의 미래를 위한 확실한 도약의 도정이기 때문입니다.
2. 나는 이 순간 여러분에게 못다 한 일들에 대한 회환에 잠깁니다. 여러분은 단순히 나의 강의를 수강했던 학생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을 내제자로 마음속에 깊이 새겨야 했었는데도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과의 만남은 물론이고 여러분이 지닌 고뇌와 환희도 격려해 줄 “작은 할아버지”가 되어야 했는데도 말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한 체 이제 이 강의를 접게 되었습니다. 물론 나에게도 변명이 있습니다. 어쭙잖게 맡았던 학교 행정일이 말 그대로 “70에 능참봉”의 신세가 되었기에 그만 시간에 매달리는 포로가 되었답니다. 정말이지 여러분과 함께 다산의 생가도 찾고 싶었고 율곡의 자운서원에도 들려서는 역사의 향훈을 맡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참 공부고 올바른 학인의 길임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한 나의 허물이 한없이 부끄럽습니다.
3. 이 강의에서 나는 시민을 강조했고 시민사회를 이야기했으며 민주주의를 그려보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표면의 이야기였고 내면의 언어는 “비판적 지성”에 대한 권면이었습니다. 내가 가장 역점을 둔 것은 여러분을 단순히 시민의 존재로, 민주주의를 위한 투사로 자리 잡게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처절하게 맞서서 냉엄하게 비판하는 성찰적인 삶이며 그것을 지적 바탕에 서서 정립하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이지 이 세상에 사람의 일 치고서 완벽한 것은 없습니다. 그 뿐 아니라 변하지 않는 것도 없습니다. 바로 이점에서 회의하는 지성, 거부하는 몸짓, 홀로 서는 고독만이 자기를 지키는 길임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다수가 옳다 해도 그것에는 틀림도 반드시 들어 있습니다. 정의라고 주장해도 허위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이 세상 어떤 이데올로기도 도그마입니다. 자유를 겉으로 외치는 사람일수록 속박을 꿈꾸는 인사입니다. 세상에서 사람이 하는 일은 허위와 위선이 내포되기 마련입니다. 그러기에 여러분은 사람의 약속을 믿지 말기 바랍니다. 다만 그런 약속을 억지로라도 믿어주어야 하는 귀찮은 노력이 사람의 일상임을 알아야 합니다. 진실로 여러분은 비판적 지성의 날카로운 칼날을 항상 마음속에 지니고 다니기를 진심으로 부탁합니다.
4.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참 희한한 곳입니다. 정의를 말하고 민중을 주장하면서도 그 자신의 삶을 위한 한 방울의 땀도 흘리지 않고 오직 남 앞에 서서 자신의 목소리만높임으로써 생존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세상입니다. 진실로 정의를 이야기하려면 그것을 찾는 구도자의 길부터 자신의 삶에서 일구어야 합니다. 민중을 이야기하려면 민중과 함께 살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는 사람들은 한낱 거짓 예언자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뭇사람 앞줄에 서기를 좋아합니다. 그들은 목청을 높여 민주주의를 주장하고 민중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그들이야말로 가장 타기하고 배격되어야 할 선동의 귀재입니다. 그들 때문에 역사가 올바르게 나아가지 못하고 당위가 왜곡되는 시대적 지체 현상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5. 나는 이제 여러분에게 이 강의를 마치면서 다음 몇 가지를 당부합니다.
첫째 진실 된 독서인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이 비판적 지성으로 살기 위해서도, 참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도 [고전30권]은 물론이고 해마다 20권의 고급서적을 읽어야 합니다.
둘째로 작은 것에도 만족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불만은 불평을 가져오고 불평은 자신을 파괴하는 근원입니다. 작은 일에도 큰일에도 심지어 여러분이 한 그 어떤 일에도 만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스로 “잘했군! 그만 했으면 성공적이야!”라고 말해야 자신도 새 용기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셋째로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평가에 신경 쓰지 마시기 바랍니다. 여러분과 같은 젊은 나이에는 늘 상 다른 사람을 주목하게 되고 비교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얼마나 여러분 스스로를 잃어버린 존재로 만들게 되는 원인이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것은 내식이 아니야!”라는 말을 스스로 되 낼 수 있기를 부탁합니다.
넷째로 여러분은 멀리 보고 크게 날기 위해 참고 노력하기 바랍니다. 작은 것에 만족하면서도 그곳에 머무르지 않는 것, 뚜벅 뚜벅 걸어가는 의연한 자세, 그것만이 큰 사람이 될 수 있는 길임을 옛 어른들도 가르쳐 주었습니다.
6. 이제 나는 여러분에게 “나의 사랑하는 제자”라는 말로 마침의 인사를 드리려고 합니다. 부디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시고 이 험한 세상에도 여러분의 그 맑은 영혼과 고운 모습을 신나는 꿈속에서 꼭 일구어서는 여러분 자신과 이웃을 신나게 만들어 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어느 날 아마도 그날은 여러분도 인생의 많은 연륜이 쌓아졌을 그 날이겠지만 바로 그 날 이 강의실을 찾아 여러분이 앉았던 그 자리에 앉아서는 오늘의 이 강의를 그리면서 “그래 나는 참 의미 있고 성공적인 삶을 살았지!”라고 말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진심으로 간구합니다. 그럼 여러분 모두에게 나의 사랑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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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종강사를 출력해 언시실 책상에 붙여놓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운 교수님...
- 2011/03/1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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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글루에 글을 쓴다. 공개든 비공개든 상관없다. 남에게 내 속을 들킬까봐 수많은 글들을 비공개로 쓰던 예전보다는 조금더 용기가 생겼다. 비교적 사춘기 방황이 적었던 내가 요즘 사춘기를 겪고 있다. 기자 준비할 때 그 방황과는 또 다르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열심히 하지 않고 선배에게 지적받으면서도 그 잘못을 반복하는 유치한 반항도 하고 있다.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 해보긴 할 거다. 겨우 6개월의 경험으로 이 일이 내게 맞는지 안 맞는지를 판단하는 건 성급한 거고 끈기가 없는 행동이다. 다만 내 감정을 숨기고 싶지는 않다. 원래 내 꿈을 버리고 싶지 않다. 방식이 다를 뿐 결국 같은 일 아니냐고 하지만, 배부른 소리라고 하지만, 지금 일이 훨씬 나은 거라고 하지만, 힘든 이 상황을 도피하고 싶은 거라고 주변에서는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 물론 내가 단지 지금 힘든 걸 견디지 못해서 한눈을 파는 걸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방황이 정말 현실을 도피하기 위한 것이든 아니든 어쨌든 지금 내 마음이 하는 말에 귀기울이고 하라는대로 행동하고 싶다. 이곳을 그만두고 내 꿈을 찾아가서 더 고생하고 수백번 후회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도라도 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도전하고 싶다. 세상에 대한 생각, 꿈이 사라진 지금 내 머릿 속이 너무 부끄럽다. 난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행복하게 살고 싶다. 내가 원래 꿈꾸던 것들이 무엇인지 다시 되찾고 싶다. 다 까먹어 버렸다.
- 2010/04/0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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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혜민이 과외를 다시 시작했다. 혜민이가 초등학교 4학년이던 12월 처음 만났는데 이 녀석은 어느새 훌쩍 커버렸다. 벌써 고등학교 2학년. 지난해 1월 잡지사에 합격한 후 과외를 그만둔 지 1년이 조금 넘은 3월에 다시 수업을 시작했다. 사실 난 여전히 형편없는 선생님이고 이 녀석의 성적을 올려줄 수 있을지 불안하다. 무엇보다 아직 내 갈 길을 못찾은 내가 이 녀석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 지 두렵다. 혜민이도 결국 아등바등 대학생이 되고 그 대학 안에서 또 아등바등 경쟁하며 살 것이고 어쩌면 나처럼 이렇게 갈 곳 잃은 20대 후반까지 이르게 될지도 모르겠지. 마치 내가 그 길로 인도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혜민이의 미래는 다르길. 내가 그 미래의 변화에 일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2010/01/0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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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나는 이제 버린다.
나에게 안어울리는 옷이었다.
난 즐겁게 공연 보고 신나게 뛰어놀고
재밌는 책 보고 띵가띵가 못치는 기타 치고
쓸데없는 잡생각 하고
아이돌 머리에서 발끝까지 뒷조사하고
이런 게 어울린다.
내게 맞는 옷을 찾아야 한다.
안철수 소장의 말대로 자기자신에게 최고의 선물은 '기회를 주는 것'이다.
심각하게 살지 말자.
인생 짧고 청춘은 더더욱 짧다.
친구의 말대로 잘할 수 있는 걸 하자.
저들에게 구원이 될 수 있는 길이 하나만 있는 건 아니다.
인생 뭐 있나.
일단 나 먼저 좀 즐겁게 살고
내가 즐거우면서 동시에 유익한 일을 하자.

